잘 알면서도 고쳐지지 않는 나쁜 습관이 있다.
차를 구입하고 한달도 되지 않아 크고 작은 사고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92년 첫차에서는 뒤만보고 후진하다 옆차 문짝을 먹여 16만원을 보상한 적이 있고, 95년 아반테를 샀을 때에는 청주의 어느 골목길에서 너무 급하게 방향을 틀어 내 문짝이 전봇대에 스쳐 볼 때마다 얼마나 맘이 아팠는가?
이번에는 이런 나의 습성을 아는지라 조심스럽게 운전을 했다. 또한 동료들이랑 새차 구입 저녁식사까지 했다. 그런데 거짓말같이 똑같은 사건이 재연되었다. 화암사거리에 후미를 받치더니, 이틀 후에는 내가 아파트 단지에서 옆차의 옆문을 밀어 30만원을 보상하여 주었다.
500만원 싸게 샀다고 자랑했는데 그 돈이 벌써 날아가 버린 것 같다. 새차는 만신창이가 되었다. 그래도 그것을 방치하면 더욱 조심하지 않을 것 같이 상처난 곳에 도색을 다시 하였다. 시골 고향길에 차를 가져갔는데 좁은 비탈길에서 상처가 또 났다. 가파른 비탈길을 못 올라가기에 자신도 모르게 수동 1단을 넣었는데 그것이 자동에서 후진 위치였다.
오늘 퇴근시간에 메일이 하나 전달되었다. 5부제 위반차량 명단을 행정실에서 보냈다. 바쁜 와중에 휴지통에 버리려다 열어 보았는데 내차번호가 찍혀 있었다. 요즘 아침 일찍 원자력연구소에 골프렛슨을 받는데 그 때 적발되었단다.
아 새차가 싫다. 그렇지만 이놈이 나에게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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