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글

중보기도자로 어떨결에 서기까지..

크로! 2011. 5. 27. 20:33

2008년을 맞이하면서 두가지를 결심하였다.  
첫번째는 송구영신의 메세지인 하나님께 부르짖어 놀라운 것을 차지하겠다는 기도이다.  
두번째는 철저히 세상의 법칙에 따라 당을 지으며 세력을 규합하겠다는 결심이다.  
여러가지 인연으로 만난 사람들이 제법 되지만 무슨 결정을 할 때 친분보다는 원칙과 객관적인 기준에 따르다 보니 정이 별로 없는 사람으로 인식되는 것 같아 이를 극복하고자 두번째 결심을 하게 되었다.

직관적으로 보면 이 두 방향은 상호 융합될 수 없고 저의 양심에도 찌린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목장모임이나 주일예배에서는 더욱 말씀에 감동받는 나를 발견할 수 있고, 주중에는 당의 힘을 키워가는  나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하나님은 타인을 용서하고 사랑을 베푸라고 하셨는데, 나는 그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도 경고가 없으니 이상한 일이다.  

어느 저녁에 아내가 내가 중보기도자로 나오기를 원한다는 사모님의 청을 알려주었다. 나는 한번이라도 그런 꿈을 꾼 적이  없기에 그냥 웃고 넘겼다. 다음 주일에는 노골적으로 청을 하는 것이다. 이번에는 그냥 넘어갈 상황이 아닌 것 같아 나의 가치와 다르다며 짜증을 내었다.  

중보기도는 내가 올해 추구하는 두번째 결심과 상충될 것이 뻔했다. 아내에게 두차례 거절에 다음 주일예배가 끝난 후에 사모님이 직접 나오는 것이 어떠하느냐고 권유를 하였다. 물론 면전에서 거절할 수 없으니 듣는 척하였는데 그 권유 내용이 무엇인지 기억은 잘 나지 않는다. 다음 주에도 역시 나가지 않을테이니 이해할 필요도 없었지만..

한주 동안 그 권유가 이따끔씩 생각되었다. 거절을 하더라도 명확한 의사 표명을 하는 편이 어른의 자세같아 사모님께 연락을 하려고 하였다. 금요일 저녁에는 목장 기도 제목을 나눌 때에는 거절할 좋은 방법을 알려달라고 기도를 내려 놓을 참이었다. 그러다가 안 나가면 되지 뭐 소문낼 일이 아니라고 생각되어 그냥 한 주를 보냈다.  

그런데 토요일이 되자 상황은 바뀌었다. 권유를 거절할 많은 변명거리들이 의미가 없어 보였다.
또한 작년 목자 모임을 통하여 1시간 정도의 기도시간를 충분히 견딜 수도 있지 않는가?  
신기하게도 다음날 주일에 아내를 따라 중보기도를 갔다.

오늘 두번째 중보기도를 가졌고, 그 시간에는 나의 결심보다는 하나님의 말씀대로 간구했다.  
그러나 지난 주중에는 두번째 결심대로 세상을 살았다. 이 이중적 모습을 통하여 내가 배울 교훈이 무엇일까? 사모님과 동일 아파트에 살게 됨으로서, 믿음있는 아내 덕분에 식탁에 떨어진 부스러기를 주어 먹고 있는가?  

중보기도 과정에 갈등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일단 중보기도에 발을 들인 이상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지는 않기를 바랄 뿐이고 다시 간증할 날이 오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