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속으로
대문자
크로!
2017. 12. 31. 20:00
나의 어휘력은 매우 낮다. 중학교에 입학하기 한 달전 알파벳을 이종 사촌이 가르쳐주었다.
나에게 이해되지 않는 것은 A, B, C, D...같은 알파벳이 아니라 이것을 왜 대문자라 하는 점이 였다. 물론 한자를 배우기 전이다.
옛날 양주동님은 "기하"라는 단어를 처음 접했을 때 "몇 어찌" 를 100 번이나 반복했다고 회고하고 있다. 한학에 정통한 학자에게 처음 만나는 "기하"는 어렵다.
나도 대문자가 큰 글자라고 알았다면 조금 도움이 되었겠지만. 그 당시 나는 "A, B, C, ..는 대문자이다"라는 정리를 유도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 문장은 정리 이전의 정의이다. 즉 약속인 것이다. 삼각형은 3점을 잇는 도형이라 할 때 역시 정의인 것이다. 정의는 유도되지 않는다.
인류는 많은 것을 정의하여 왔다. 정의 후에 생각을 체계적으로 할 수 있어 보다 높은 정리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정의를 잘 했느냐 못 했느냐는 다음 단계의 결실에 달려 있고 정의들 사이 불일치가 없으면 된다.
이미 짐작은 했겠지만 나의 영어는 형편이 없다. 어린 아기처럼 영어를 배우지 못한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