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해석
일반 사람들의 원자력 발전소에 대한 불안감은 원자폭탄의 피해와 연관된 경우가 많다. 원자 발전소의 두개의 사건은 인명피해를 낸 구소련의 체르노빌 사고와 미국 TMI 사고이다. TMI 사고는인명피해을 야기하지 않았지만 미국 원자력 산업을 재고하게 만든 사고였다.
원전사고의 최종 위험성은 방사능 누출과 관련된다. 사고가 발생하면 방사능은 발전소의 커다란 돔형 격납건물에 갇히고, 그 이전에 격납건물 안의 원자로 용기안에 갇혀있다. 그 전 단계는 핵연료봉안에 잡혀있다. 이처럼 방어막이 겹겹히 쳐져 있기 때문에 핵연료에 손상이 되어도 방사능 물질이 발전소 외부로 탈출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사고해석은 방사능 유출의 가장 원인이 되는 노심 손상 여부를 해석하여 낸다. 일반적으로 노심을 식혀줄 수 있는 냉각재가 충분하면 노심은 손상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설명하면 원전의 어떤 배관이 파열되었을 경우에 시간 경과에 따라 노심이 손상되는지를 해석하게 된다. 직관적으로 생각하면 배관이 파열되었기 때문에 그곳으로 냉각재가 빠져 나가면서 냉각재 량이 줄어들고 노심이 노출된다고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사건을 대비하여 비상노심냉각 계통이 작동하기 때문에 노심에는 충분한 냉각재가 공급된다.
원자력 발전소에는 다양한 사고를 가정하여 보호설비를 설치하여 두고 있다. 그래서 발전소의 상태가 조금이라도 정상궤도에서 벗어나면 발전소가 멈추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것을 원자로 정지라고 하는데 간혹 신문의 한 부분을 장식하고 있다. 원자로 정지를 사고와 동일시하는 오류를 범하기도 하는데 원자로 정지는 고속도로에서 자동차를 휴게소 정비소에 새우는 것과 유사하다. 원전의 입장에서는 발전 손실 때문에 무정지 운전을 선호하지만 일반인마저 원자로 정지에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정비소에 자주 가는 차가 보기는 좋지 않지만 가야함에도 불구하고 서지 않는 차나 운전자는 더 위험하기 때문이다.
사고해석 방법에는 결정론적인 사고해석과 확률론적인 사고해석이 있다. 결정론적인 사고해석은 유체의 동적 거동, 노심의 거동, 증기발생기의 특성을 고려할 때 어떤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노심이 손상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는 방식이다.
물론 모든 기기나 운전원이 설계된대로, 혹은 훈련받은 대로 역할한다면 노심손상은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TMI의 사고에서도 보았듯이 수많은 기기중에는 작동하지 않는 기기가 있을 수 있고, 운전원이 실수할 수도 있다. 기기가 작동하지 않는 정도를 기기신뢰도라 하고 사람이 실수하는 것을 인간신뢰도라고 한다. 사고해석 중에 이처럼 기기신뢰도와 인간신뢰도를 고려하여 노심손상 빈도를 산출하는 것을 확률론적 안전성 분석이라고 한다. 확률론적 안전성분석에 의하면 10만년에 한번 정도 노심 손상빈도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