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펜하겐
노르웨이는 여름 휴가를 넉넉히 준다. 모아둔 돈이 쥐꼬리만 했지만 이번 달 월급을 보태면 그럭저럭 굶지는 않겠다. 밤새도록 딸가닥거리다가 Escort에 캠핑 장비, 쌀, 통조림을 트렁크에 가득 채우고 6월 20일경 Halden집을 떠나 여행의 장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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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den이 국경 도시라 바로 스웨덴이다. E6 고속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향했다. 내려 올수록 길 옆의 풀은 더 자랐고 벌써 씨앗도 맺혀 있었다. 위도에 따른 영향을 느낄 수 있었다.
덴마크가 가장 가까이 보이는 헬싱보그에서 배를 탔다. 들뜬 기분을 가라 앉힌 후 면세점에 가는데 벌써 내린다. 막 스칸디나비아를 벗어났다.
그래도 노르웨이, 스웨덴, 텐마크는 언어, 화폐단위, 복지시설 등에서 닮았다.
항구의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캠핑 지도와 관광지도를 얻었다.
코펜하겐에 조금 못 미친 캠핑장을 찾았다. 주인 아주머니가 반갑게 맞아 준다. 노르웨이에서 왔다고 하니 애들에게 노르웨이 말을 건넨다.
아! 잔디밭의 푸름과 여유로움...
텐트만 대충 내리고 코펜하겐 구경에 나선다.
호수를 지나 지하철 역 근처에 차를 세워두고 중앙의 보행자 도로(Stroget)따라 걸었다. 거리 악사의 공연에 정신이 팔려 있는 틈에 운하가 나타난다. 니하븐 항구다. 운하 옆에 맥주와 저녁 햇살을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지나가자 나에게 물총을 쏘며 좋아한다. 짓궂은 친구들이다.
다음날은 북쪽으로 되돌아가 Frederiksborg 성을 찾았다. 뽀족뽀족 솟아있는 성과 내부의 벽화가 아름답다. 오후에 다시 코펜하겐에 들렀다. 박물관을 구경했다. 미아라가 볼 만하다.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맞으며 20 크로네의 중국 만두와 국수로 허기 진 배를 채웠다. 중국요리는 부담이 없다. 오덴세로 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