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 2018. 1. 1. 19:48


귀가 닳도록 들은 파리이다. 며칠간 머무르기로 한다. 파리근교를 따라 이동하다 Compiègne의 캠핑장으로 간다. 세느강이 굽이치는 아름다운 캠핑장이다. 전기 샤워 세탁시설이 완벽하다.


3일간의 Paris Visit를 구하여 버스와, 전철로 갈아 타며 시내에 갔다. 전철이 무지 빠르다.


첫날 오후는 루브르 미술관이다 . 긴 행렬 뒤에 입장이다. 어마 어마 하다. 몇 개의 방을 본 후에는 작품에 무디어 진다. 교과서에 나오는 모나리자가 웃는지 모르고 지나간다. 아내는 시종 감탄이다. 퇴장 시간이다


다음은 세느 강변이다. 멀리 보이는 강 풍경을 음미하며 강따라 걷는다. 건물, 자연, 강물이 피곤한 다리에 힘을 북돋운다.


방향을 바꾸어 콩코드 광장을 지나 개선문으로 향한다. 질주하는 차량, 탁한 공기 때문에 몇 번을 쉬었는지? 나민이와 해민이는 그 개선문을 고생의 문으로 부른다. 브뤼셀의 아담한 거리에 견주면 상젤리에 거리는 멋대가리가 없다.


결국 개선문 옆의 가념 사진 남기고 캠핑장으로 되돌아 왔다. 잔디는 엄마의 품이다.  저녁을 들고 맥주 한잔의 여유, 나는 프랑스에서도 와인 대신 맥주를 찾았다. 무아지경에 빠져 있는데 낯익은 가족을 만났다. 한국에서 옆 책상, 노르웨이에서 옆집 솔이네다. 아무 약속도 없이 같은 캠핑장에서 만날 수 있을까? 와! 세상 더럽게 좁다. 우리집보다 일찍 떠나 되돌아 오는 길이다. 캠핑 지도와 스위스 및 오스트리아의 고속도로 통행표를 주고 간다. 진짜 좁다면서 잠자리에 든다. 

 


다음날 노틀담 성당을 보고 오르세 미술관에 갔다. 현대 미술에 아내가 푹 빠져 있는 동안 우리 셋은 절하는 동상(사람)을 보고 킥킥거렸다. 사과로 대충 배를 채우고 몽마르트 언덕에 오른다. 골목은 옛날의 향수를 간직하고 있건만 거리의 초상화는 순 싸구려 같다. 옛날 가난한 예술가처럼 언덕 위의 성당에서 초불 켜고 들뜬 마음을 가라앉힌다. 내리막 길 벤치에서 바케트를 뜯으며 여유를 부린다.  선물 때문에 향수와 화장품을 쇼핑하고 노르웨이 카드로 긁는다. 내일은 괜찮을까? 

 

다음날은 베르사이유다. 아침부터 찌는 더위에 짜증이 난다. 더구나 개찰구 기계는 파리 Visit를 자꾸만 토하여 낸다. 주위를 곁눈질하는데 한 놈이 뛰어넘는다. 나도 뛴다. 계속 뛴다.

 

더위에 광장이 너무 넓게 느껴진다. 긴 행렬을 따라 거울의 방에 들어간다. 왕비 앙뚜아네트의 화려함도 볼 때 뿐이다. 열심히 설명을 듣는 사람을 앞지르니 30분으로 족하다.  정원으로 간다. 대칭의 미다. 광활의 미다. 녹음의 미다.

아무래도 놓친 무엇이 나가는 발길을 붙잡는다. 다른 매표소에 기웃거린다. 여기는 가이드가 딸린 투어다. 프랑스 혁명 당시의 왕족 이야기다. 침을 튀겨 가며 열심히 설명하지만 귀전에 맴돌다 벽 속으로 사라진다. 스톡홀롬의 드로드닝 궁전을 본 기억 때문인지 베르사이유의 충격은 크지 않다.  

 

파리의 마지막 날을 기념하려고 풍족한 음식을 장만하여 전철에서 내렸다. 1시간 마다 차가 다닌다. 기다린다. 버스가 오지 않는다. 또 기다린다.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파업이다. 머리 끝까지 치미는 분노를 느낀다. 여기가 파리라고 문득 생각든다. 점잖은 척한다. 우리 같은 캠핑족이 많다. 줄지어 걸었다. 지름길로 갔지만 도착하니 컴컴하다. 아이고 다리야...

그래도 파리는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