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캠핑을

그레노블

크로! 2018. 1. 1. 19:49

알프스 산맥을 넘어 이탈리아로 직접 들어가는 대신에 프랑스 남부 해안의 열기를 쬐기로 했다.

출발 직전 안개비가 내렸다. 그렇지만 산 길을 못 탈 정도는 아니다. 스위스 서부 로잔까지 산악 도로를 탄다. 융프라우 못 미친 그란데발트처럼 아담한 풍경이 펼쳐있다.  풀을 베어 말은 사료 다발이 밭에 뒹군다. 이런 풀 재배는 한 철에 3-4번 수확할 수 있다. 


다소 걱정했던 Escort는 경사 13도의 언덕 길을 군소리 없이 오른다. 비가 내리고 터널이 보이고 마을이 나타나고 강이 나타나고 더할 나위 없는 드라이브 코스다.


다음은 제노바 호수를 낀 고속도로다. 호수의 남쪽 끝이 바로 제노바이다. 제네바 호숫가의 벤치에 앉았다.

하늘로 치솟는 분수를 반찬 삼아 도시락을 든다. 두건을 쓴 두 명의 점술쟁이가 나의 운수를 보아 준단다. 두개의 마술을 보여주며 정신을 혼란 시키더니 복채를 내란다.

 

호주머니에 잡히는 몇 프랑을 놓고 간신히 빠져나온다. 남쪽으로 내려오면 주의해야 된다고 신신 당부를 했건만 운이 좋다는 말에 그냥 넘어 갔다고 잔소리를 듣는다.

큰 호수를 따라 산책한다. 다리 밑으로 급류가 흐른다. 호수의 물이 너무 맑다.

구시가지로 가는 길목에서 되돌아 나와 차에 오른다.



바로 프랑스다. 고속도로를 따라 저녁 때까지 무작정 갔다.  그레노블이다. 아마 알프스를 잇는 거점도시인가 보다. 시내의 관광 센터에서 캠핑 장소를 알아낸다. 미술관은 늦은 시간이라 문을 닫았다.


캠핑 장소에는 사람들이 꽉 찼다. 여기는 동양계 사람이 없다. 어린이들이 와서 나민이와 해민이랑 놀고 싶어한다. 고물줄 놀이 가위 바위 보를 가르쳐 주니 좋아한다. 쉽게 어울린다. 밤이 깊도록 갈 줄을 모른다.

캠핑장에는 토끼들이 뛰어 다닌다. 참 소박한 프랑스 마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