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글

골프채

크로! 2011. 5. 27. 20:14

LG화학에 근무하는 선배와 간혹 만나 저녁을 하곤 한다.  
격없이 터 놓고 지내는 선배인데 골프를 즐기는 분이다.  
하루는 중국이나 동남아에 가면 골프를 2박 3일동안 한없이 칠 수 있다며 년말을 목표를 회비를 모으자고 했다. 맞장구를 친 것도 아닌데 막내인 내가 통장을 개설하게 되었고 몇 명의 선배로부터 매월 10만원씩 통장으로 들어 오고 있다. 내심 통장을 개설하여 놓았지만 입금되지 않으면 안갈 핑계라도 삼을 심산이었는데..

연구소안에 조그만 골프연습장이 있다. 2004년 봄 폭설에 그물이 붕괴되었다. 몇년동안 재공사를 하지 않아 골프장을 제거하는 것 아닌지 의구심이 일었는데 올해에 다시 일으켜 세웠다. 동료들은 필드에 나가려면 적어도 3개월은 연습해야 한다며 지금부터 그 연습장에서 코치의 훈련을 받으려고 성화다.

지난 금요일에 용인에서 회의중에 우리교회 집사님이 전화하여 중고 골프채를 살 의사가 없느냐고 했다. 최근에 몸이 아파 더 이상 골프를 즐길 형편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선득 승락을 했는데, 오늘 주일 3부 예배 후에 성도들이 안보는 대로변에서 골프채를 넘겨받았다. 무슨 상표가 붙은 것 같았는데 골프에 무외한이다 보니 골프채보다는 퉁퉁붓고 있을 북한냉면이 더 걱정되었다.

왜 사람들은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들판으로 나를 내몰고 있을까?
골프없이도 모임이 많은데..  

저의 앞날에 굴곡이 있을지라도
모든 시도를 선으로 인도하실 예수님을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