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점심은 회사식당의 점심과 비교하면 여러가지 부족한 면이 많지만 손수 우리손으로 차례 먹고, 목원들의 땀과 노력이 스며있고, 거친 음식의 교훈을 잊지 않기 위하여 맛있게 먹어왔다. 지난 달에 통영의 한 식당에 아침을 주문했을 때 찬밥을 주기에 먹다말고 나온 단 한차례의 기억 외에는 먹는 것으로 짜증을 낸 적이 없었다.
오늘 새식구 점심에 극적인 변화가 있었다. 손이 많이가는 한식 대신에 샌드위치와 수박이었다. 한층 여유가 있는 모습을 보면서 왜 그토록 성가신 점심을 고집했을까? 방문한 새식구에게 혹시 부족하면 집에 가시거든 라면 끓어 드시라고 권유를 하니 흔쾌히 수락을 하는 것 같기도 한데..
대학 때 설거지가 싫어 전기밭솥 하나로 밥도 하고, 라면도 끓어 먹은 적이 있다. 지금도 아내가 집을 비울 때면 찬장에 라면그릇이 남아 있는 한 며칠간을 설거지를 하지 않을 수 있다. 설거지가 귀찮아 배고품을 참다 한계에 다다른 다음 손수 끓어 먹는 라면 이상으로 진수성찬은 없다. 목이 마를 때 파게되는 우물이 항상 해결책이며 그 이전의 행동은 대체적으로 불합리가 남아 있다.
그러나 개인의 식생활에 대해서 이래라 저래라 한다는 것은 정말 주제는 넘는 자세이고 개인의 먹는 자유까지 침해할까 두렵다. 간단하게 새식구를 대접하는 것으로 합의를 보았지만 아직도 새식구위원의 배식 문제가 남아 있는데 잘 해결 되기를 바랄 뿐이다. 저는 행복하게 배고플 준비가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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