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캠핑을

오덴세

크로! 2018. 1. 1. 19:46

코펜하겐을 빠져 나오니 장대비가 억수같이 쏟아진다. Escort는 연신 브러쉬를 흔들면서 평지에 놓인 고속도로 위를 미끄러져간다. 나민이와 해민이는 피곤한지 잠들어 조용한다. 


한참 후 핀섬을 잇는 긴 다리다. 비싼 통행료 때문에 기념 사진을 꼭 남기겠다는 희망도 빗줄기 속으로 사라진다. 가도 가도 끝없는 다리다.


다리가 끝나자마자 적당한 캠핑장을 지도 위에서 물색한다. 오덴세 입구에 하나 있다. 간신히 도착했다. 기아 자동차 판매점 앞이다.

비는 그칠 줄을 모르고 텐트를 쳐도 좋을지 고민이다. 아가씨가 자리를 지정하여 준다. 잔디라고 하지만 밟을 때마다 물이 흥건히 넘친다. 그래도 그 중 나은 곳에 텐트를 쳤다. 아뿔사 콘센트 Box의 어댑트 모양이 틀리다. 이웃집 아저씨가 하나 빌려준다.


오덴세를 차로 잠깐 둘려 보고 저녁을 먹었다. 잠을 청했다.

비는 계속 내리고 텐트 바닥에 물이 고여 울렁인다. 텐트가 축축하다.

아내와 나는 잠바를 펴 텐트와 담요사이에 깔았다. 노르웨이 겨울 잠바이기에 방수 방풍 방한의 전천후이다. 참 잘 가져왔다.


아침에 일어나니 밤새 잠을 훼방한 비는 온데 간데없고 햇살이다. 빨리 짐을 정리하여 말린다. 이웃 아주머니의 수영까지 하라는 간청도 뿌리치고 안데르센 집 구경에 나선다.


참 아름다운 마을이다. 동화 속의 마을이다. 나도 이런 곳에 살면 예쁜 동화를 쓸 것 같은 착각마저 든다

안데르센이 살던 집은 편지, 성적표 같은 소품이 전시되어 있다. 글쎄 별로다. 아깝다고 느끼는 순간 옹기종기 정원에 모여 있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안데르센 동화로 연극을 한다.

전망 좋은 곳에 자리를 틀고 앉았다. 애들이 좋아 한다. 극이 끝나고 주인공과 사진도 찍었다.


참 아름다운 도시이다.

동화속의 목마를 기념품으로 챙긴 후에 독일 함부르크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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