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운을 회복하여 서남쪽으로 핸들을 돌렸다. 헤이그의 미니 조각공원인 마두로담에서 거인도 되었다. 복잡한 도로를 몇 번 갈아타니 이제 벨기에다. 관광책자를 보면서 여행할 곳을 찾는다. 다이아몬드가 유명한 Antwerp에 들렸다. 아무도 공장을 모른다. 역 근처를 배회하다 되돌아 나왔다. 독일보다 교통 표지판이 비체계적이다. 다소 실망스러운 마음으로 브뤼셀에 도착했다. 도심 근처에 주차하고 전철을 탔다. 고색창연한 건물들이 멋있다. 콘크리트로 지어 20년만 되면 헐어버리는 나의 생각으로는 이해되지 않는다. 부자이기 때문도 아니라 예술에 대한 열정이 있기 때문이리라. 내 자식의 자식이 살 곳이기 때문이다. 가는 길목 길목마다 문화재이고 기념품 가게이다. 오줌 누는 소년을 찾아 나선다. 조그만 녀석이 오줌을 싼다 계속 싼다. 만약 소년이 조금 더 크다면 틀림없이 브뤼셀이 물바다가 되었다고 누가 말했다. 또 브뤼셀이 작은 파리라고 한다지만 내 눈에는 나중 본 파리보다 감동적이었다. 다시 고속도로를 타고 파리로 향했다. 휘발유 눈금을 보니 위험 수준이다. 주유소를 찾는다. 40Km나 더 달렸지만 없다. 여기 선진국 맞아? 결국 마을로 빠져나간다. 물어 물어 주유소에 갔다. 그런데 토요일 오후라 문을 닫았다. 신용카드도 안 된다. 조금 기다려 마을사람에게 빌려 기름 넣고 현금을 주었다. 프랑스 국경을 넘으면서 지도를 구했다. 그렇지만 캠핑 장소 표시는 없다. 프랑스의 고속도로는 유료다. 인포메이션 센터로 가는 바람에 통행증을 놓쳤다. 두 남여가 그 센터를 막 나온다. 주차후 문을 두드렸지만 인기척은 없다. 야속한 사람들 같으니. 50 Km쯤 가다가 고속도로를 빠져나간다. 통행증이 없다니 갑자기 창문을 닫고 조용하다. 한참 후에 거스름돈을 준다. 아마 거짓말이가 아니라고 판단한 듯하다. 국도에는 캠핑 표시가 있을 것이라는 예측은 산산이 부서진다. 잠자던 나민, 해민, 아내가 두 눈을 크게 뜨고 찾는다. 결국 없다. 저녁은 어두워지고 호텔밖에..... 그때 애들이 유스 호스텔 표시를 본다. 돈이 굳는 순간이다. 호스텔 아저씨는 영어를 못하지만 참 마음씨가 좋다. 또 어린이 요금은 안받는다. 이것은 파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비록 시설은 낡았지만 너무 달콤하게 하루밤을 지났다. 여기가 어디더라? CAMBRAI 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