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속으로

태평양에서

크로! 2017. 12. 31. 19:44


87년 대학원을 갓 졸업하고 대전에 있는 LG화학 연구소에 들어갔다. 대학시절 양자 역학등 최첨단 과학을 소화했다는 우월감에서 자신 만만하였다. 그러나 현실속에 나 자신을 자리 매김하기는 쉬웠다.

신입 사원 교육 때 나온 문제를 지금도 잊을 수 없다.


태평양 망망대해의 조난자가 우선 순위대로 10여개 품목을 나열하는 과제였다. 나는 당연히 노와 먹을 양식 나침반들을 우선순위에 두었다. 그렇지만 지혜있는 몇 사람은 초콜릿 조명기구 등을 선택했다.  해답은 당연히 며칠동안의 구조에 비중을 둔 사람이라고 했다. 

이때 나는 초콜릿이 영양가 있다는 지식은 터득했지만 그 해답은 지혜로 받아 들이지 않았다. 현재 그 지혜있었던 사람은 LG화학에 남아 있기도 하고 더러는 혹은 개인 사업을 하기도 한다.



지금 10여년이 흘렀지만 나는 아직도 태평양에서 열심히 노를 젓고 있다. 섬을 찾을 신념 하나로. 소위 지혜가 없는 탓에 멀미로 고생했지만 태평양에서 굶지 않음을 다행으로 여기며...


섬이 얼마쯤 남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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