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주의와 함께 붕괴된 동유럽을 여행지에 포함시키고 걱정 반 기대 반이다. 동독을 거쳐 체코 국경에 접어든다. 그러나 아무런 방해물도 없다. 넓은 벌판에 프라하로 벋은 황량한 고속도로 뿐이다.
프라하 근교에서 호텔을 예약했다. 아무래도 캠핑이 위험하지 않을까? 호텔에서 몰다우강이 내려 보인다. 차 안에 짐이 보이지 않게 방으로 옮기고 시내 구경에 나섰다.
언덕을 내려가 몰다우의 하류쪽을 건넜다. 큰길을 따라 한바퀴 훓었다. 그저 그렇다. 건너편에 KFC 치킨 표시가 보인다. 가격이 싸다는 치킨으로 저녁을 해결하려 지름길로 찾아간다. 좁은 골목길로 접어든다. 기념품, 극장, 고색 창연한 건물이 반긴다. 외곽과 완전히 대조적이다. 지도를 펼쳐본다. 구 시가지다.
KFC에서 배를 채운다. 다시 카를교로 향한다. 저녁 공연으로 거리가 분주하다. 카를교는 예술가로 붐빈다. 음악이 있고 판화가 있고 수예가 있다. 아내는 완전히 매료되어 나아 가지 못한다. 체코의 예술가는 소박하고 작품성도 높아 파리의 몽마르트는 비교가 안 된다고 칭찬이다.
자꾸만 뒤 돌아 보는 아내를 끌어 당겨 언덕 위의 성으로 오른다. 이 길은 호텔과 정반대 쪽인데.. 밤은 어두워져만 간다. 그렇지만 이 거리를 놓치고 싶지 않다. 언덕 위에 올랐을 때 되돌아 갈 여력이 없다. 혹시나 불량배를 만나면.. 택시를 탔다.
일어나 아침식사에 갔다. 맛있는 음식은 벌써 동이 났다. 천천히 아침을 즐긴 후 라운지에서 기념품을 샀다. 호텔 종업원은 하루만으로 프라하를 알기는 어렵다며 아쉬워 한다. 동감이다.
체코를 빠져 나오는 국경에는 싼 물건들이 길 따라 장사진을 이룬다. 장사꾼 중에는 동남 아시아계도 눈에 띈다. 뿐만 아니라 도로를 따라 선 거리의 여인들이 지나가는 차를 유혹한다.
체코는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