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을 놓지 못했던 중남부 유럽을 거쳐 덴마크로 복귀하자 가슴이 후련하여진다. 남은 며칠은 도시 구경보다는 자연을 벗하리라. 국경을 넘자마자 예테보리로 가는 배편을 예약하였다. 아내는 여행경비를 정산하느라 여념이 없다. 예상외로 적게 들었다.
오르후스 북쪽 근교의 캠핑장으로 갔다. 들어 가자마자 나민이 해민이는 빵빵한 공기 매트위로 달려가 튄다.
운동장보다 넓은 잔디밭이 펼쳐 있다. 먼저 자리 잡은 서너명을 멀찌감치 두고 우리가족도 자리를 잡았다. 테이블에 앉아 탁 트인 잔디밭을 보며 마시는 맥주가 시원하다. 3주간의 피로가 사르르 녹아 내린다.
다음날 오르후스 시내를 보는 둥 마는 둥 둘러보고 다시 북쪽으로 향한다. 배가 Frederikshaven항구에서 출항하기 때문이다. 여기 캠핑장은 해수욕장을 끼고 있다. 경포 해수욕장만큼은 아니더라도 유틀랜드 반도의 귀중한 해수욕장이다. 독일 사람들이 많이 눈에 띈다.
그 넓은 장소에 하룻밤밖에 자리가 없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우리는 물이 다소 차가워 수영은 안 했다. 모래 장난하는 애들을 남겨 두고 해변을 거닐었다.
근처가 Frederikshaven 마을이다. 노르웨이, 스웨덴의 무역 항구라 보행자 도로를 따라 상점이 즐비하다.
여행의 마지막 밤이기 때문에 기념품을 찾아 가게를 기웃거린다. 마침내 아내는 유리로 빚은 쟁반을 집어 들고 좋아한다.
Escort를 실은 배는 우리가 햄버거로 점심을 대신하고 면세점에서 맥주 한 박스를 담는 사이 예테보리 근처로 미끄러져 간다. 해안 따라 바위 위에 지은 집이 보인다. 노르웨이 VISA를 보여주자 단번에 통과한다.
E6 고속도로를 따라 북상한다. 3주만에 길옆 풍경이 바뀌었다. 도중에 주말이면 늘 가는 스웨덴 슈퍼에 들러 장을 보았다.
아 그리운 집이다. 뒷마당에는 잔디와 토끼풀이 껑충 자라 있다.